한 시간이 넘게 친구와 수다를 떨던 아내가 전화를 끊으며 한 마디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해."
남자들은 이런 여자들의 모습 한 번쯤 보았을 것입니다. 대체로 남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이 '목표 지향적'이라면 여자들의 커뮤니케이션은 '관계 지향적'이지요. 여자들에게 있어 수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대화의 당사자인 여자들에게야 이 수다가 대단히 의미 깊을지 모르나 지켜보는 제 3자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지요.
인터넷 업계의 속설 중 하나는 여성 사이트는 대체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마이클럽 같은 여성포털이 쪼그라들었고 여성회원들의 활동이 압도적인 싸이월드 역시 별로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네이트가 굳이 이글루스를 인수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봅니다.
언론이나 포털의 경우 커뮤니케이션의 당사자 외에 제 3자가 봐도 흥미로운 컨텐츠를 많이 보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들이 굳이 사이트를 방문해야 할 이유가 없겠지요.
곧 공공의 관심사에 적중하는 컨텐츠가 많아야 한다는 뜻이고, 웹 2.0과 UCC의 시대에 여성회원들의 수가 압도적이라면 사이트 운영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여자회원들은 공공이슈보다 관계지향적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으니까.
여자들이 연예인 스캔들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도 뉴스의 주제보다 화제를 만들어 낸 당사자, 즉 사람에 더 관심이 쏠리는 여자들의 본능적 성향과 관계가 깊습니다.
여성사이트는 요리, 육아, 패션 등 제 3자인 여성이 봐도 관심이 있을 법한 공공컨텐츠를 많이 발굴해 내야 할텐데 거기까지가 여성사이트의 한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더 이상의 컨텐츠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젊은 남성들로 붐비는 사이트는 항상 호기심 넘치는 소재와 이야기들로 북적거립니다. 곧 싸이월드가 여성지향적이고, 블로그가 남성지향적인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블로그와 지식인을 보유한 네이버가 항상 인터넷 마초 논란의 핵심에 있는 이유를 곱씹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이트의 성공을 바란다면 풍부한 이야기꺼리로 약동하는 젊은 남성 회원들을 붙잡으십시오. 국내 사이트 중에는 네이버와 야후가 남성 회원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반대로 싸이월드와 다음은 여성과 장년 회원의 움직임이 더 눈에 띄입니다. 주요 포털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는 단초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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